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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태섭 ‘소신투표 징계’가 떠올리게 하는 것들

기사승인 2020.06.07  08: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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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태섭 ‘소신투표 징계’가 떠올리게 하는 것들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징계 처분이 당 내외에서 비판받고 있다. 무엇보다 양심에 따른 직무수행과 자유투표를 규정한 헌법, 국회법에 반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회법에 자유투표 규정이 신설된 이후 의원의 본회의 소신투표를 두고 소속 정당이 내린 보기 드문 징계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동료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동료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있었던 항명사태가 떠오른다. 당론이 아니라 권력자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의 ‘항명’이라는 단어를 쓰던 시절이다. 1969년 당 총재인 대통령의 명을 어기고 여당 의원들이 장관 해임안에 동조했던 2차 ‘항명파동’이 유명하다. 국회의원이 정당 소속으로만 가능했던 3공화국 시기였다. 당에서 관련 의원 4명을 제명했고, 결과적으로 의원직도 잃었다. 그 과정에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문초를 당했고, 콧수염이 있었던 어느 의원은 수염까지 뽑혔다는 일화도 전해 온다. 권위주의 독재시대 얘기다.

민주화 이후에도 투표 때문에 당으로부터 제명당한 사례들이 있었다. 1999년 이미경·이수인 의원이 각기 동티모르 파병, 교원노조법 관련 소신투표로 한나라당으로부터 제명 조치를 당했다. 이때는 당으로부터 제명당했을 뿐, 의원직은 유지됐다. 물론 이 당시의 제명 처분도 양심에 따른 직무수행을 규정한 헌법과 국회법에 어긋난다. 2002년에는 국회법에 공식적으로 자유투표 조항을 신설했다. 국회법 제114조의 2(자유투표)에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구체화시켰다.

자유투표 조항이 신설된 이후 본회의 투표를 이유로 구체적인 징계 처분을 내린 첫 사례인 셈이다. 이전에도 구두 경고 정도는 있었고, 이번에도 사실상 징계의 의미가 없는 가벼운 ‘경고’ 조치였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징계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과 국회법에 규정한 자유투표가 구체적인 징계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가 징계에 나선 것이 아니라 당원들이 청원해서 이뤄진 점을 들기도 한다. 당내 민주주의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최종 결정은 당 윤리심판원에서 내렸다. 책임 회피다. 이견에 대한 배타적 풍토는 오히려 정당 민주주의를 어렵게 하는 정당 문화다. 공수처법 소신투표 못지않게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금 전 의원의 비판적 태도가 징계 청원의 좀 더 직접적인 배경으로 보인다. 더구나 우리의 주요 정당들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당 규율이 아주 강하다. 그러나 이견을 아예 허용하지 않으면 다원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 전체주의 정당이 된다. 반독재민주화 이후 민주화의 방향은 개방화와 다양화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당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위한 새정치공동선언을 발표하며 ‘강제당론 지양’을 약속했다.

자발적 정치결사체로서 정당에 대한 일체감이 부족하면 같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정당정치에서는 독과점 정당이 오히려 정치적 선택을 제약하고 있다. 우리의 정당체제는 거대 정당에 대한 제도적 특혜를 바탕으로 독과점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 독과점 정당을 벗어나면 선거에서 당선되기 어렵다. 그러니 큰 정당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텨야 하고, 다시 당론 문제도 쟁점이 된다. 정당에 대한 특혜와 거대 정당 독과점 체제를 뒷받침하는 선거법, 정치자금법 등이 소신투표와 당론 논란의 근원적 배경에 있다.

각 당의 당헌·당규로 규정하고 있는 당론은 당연히 국회의 자유투표에는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 당의 정책 노선을 모아 권고적 당론 정도는 모을 수 있겠다. 근원적으로는 거대 정당에 특혜를 주는 선거법의 기호순번제나 교섭단체에 특혜를 주는 국고보조 방식 같은 독과점 체제의 기반이 혁파돼야 한다.

Ecohknews Ecohknews@daum.net

<저작권자 © 에코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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